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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족·행복

책상 위의 세상 28

한국일보 견습 49기의 자부심으로 살다

'60년 전통의 한국일보는 정정당당, 춘추필법, 불편부당의 자세로 한국 최고 정론지를 지향합니다' 한국일보의 정신이다. 그런데 한국일보를 떠나 중앙지를 돌다 근래 이른바 마이너 언론 생활을 한지도 어느덧 10년이 다 돼 간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현장에서는 '아직도 중앙지 기자 생각을 못버린다'는 지적 아닌 지적을 받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고향이 있다. 태어난 곳이지만 그곳을 떠나 타향살이를 한다고 해도 누구든 '고향에 대한 그리움(애향심)'은 인지상정처럼 가슴 한 켠에 늘 자리하고 있다. 그런 느낌일까. 한국일보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떠나온 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고향 같은 그리움과 애정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언제나 난 한국일보 견습기자 49기라고 당당히 밝힌..

통일대교에서

'고엽제 민간인 피해자 지원 토론회' 계기 민통선 출입 DMZ 현장, 분단 현실… 통일의 관문도 통일 노래 되길 민통선,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을 일컫는 말이다. 말 그대로 민간인은 갈 수 없는 지역이다. 남북 분단의 현실이 곧바로 느껴진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3년 후인 1953년 7월 27일 22시에 휴전됨으로써 한반도 남·북을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 즉 휴전선이 설치됐다. 휴전선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고성부터 인제, 양구, 화천, 철원, 연천, 파주, 김포, 강화까지 155마일(249.448km) 거리에 설치돼 있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비무장지대, 영어로 DMZ(Demilitarized Zone)이 각각 2km 지정돼 있다. 이어 남북으로 각각 4km씩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이 ..

약속 그리고 책임

‘어이가 없다’는 말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해서 황당하다는 뜻이다. ‘어처구니 없다’와 같은 말이다. 어이가 없든, 어처구니가 없든 생겨서는 안 되는 일이 생겨 황당하다는 의미는 같다. 지난 2014년 4월 6일,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고교생 등 승객 304명이 사망한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모두가 익히 아는 일이라 새삼 재론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너무나도 아픈 사고를 다시 기억하는 것은 유사한 대형 참사가 또다시 일어났기 때문이다. 10월 29일 밤 10시 22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로 150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숨을 거뒀다. 참담하다 못해 황망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는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약속을 했다. 하지만 세월호 이후 8년이 지난 ..

다시 열린 축제, 웃을 수만 없었다

강화섬포도축제가 초지대교 앞 초지 광장에서 인기리에 진행됐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중단됐던 '강화섬포도축제'가 3년 만에 다시 열리면서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운영 측면에서는 '옥의 티'처럼 미비한 부분이 그대로 노출돼 사전에 세심한 준비가 필요해 보였다. 가을 햇살은 여름 햇볕보다 뜨겁다. 축제가 열린 지난 17일~18일 이틀간 날씨도 뙤약볕으로 뜨거웠다. 그런데 행사장의 중앙 무대는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다. 중앙 무대 관람석에 의자만 배치돼 있을 뿐 그늘막이 없었다. 이에 관람석은 양산을 쓰고 앉아 있는 몇 명을 제외하면 자리가 거의 비어있었다. 공연을 보기 위해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뜨거운 가을 햇볕 아래에 그대로 방치했다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다. 올해는 두 번째 열린 ..

거북이를 아시나요

거북이라는 가수 팀이 발표하는 곡마다 꾸준히 상위권에 오르는 등 대단한 인기가 있었다는 시기에 나는 대체 뭘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내가 무슨 일을 했길래 이렇게 유명한 가수나 노래를 알지 못했나 하는 생각에 시기를 돌이켜 더듬어 찾아보니 이해가 되는 시기였다. 이들은 거북이란 이름의 남1여2 3인조 혼성보컬팀으로 데뷔해 2001년 1집 앨범 'Go! Boogie!'를 발표하며 힙합 음악을 중심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이후 2011년 9월까지 10년을 활동했는데 공교롭게도 내가 매우 어려웠던 시기와 겹친다. 그래서 이들의 노래나 존재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힘겨운 10년 세월을 보냈다. 거북이가 활동을 시작한 2001년은 내게 있어 실직의 시간이었다. 1999년 12월 31일 당시 경향신문 ..

이별과 이직

이별의 순간에 만해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을 이야기한다. 국어시간에 배운 것처럼 단순히 님이 떠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세상사(世上事)는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다.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는 않는다. 만날 때에는 오랫동안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런데 이별이 생긴다. 뜻밖의 일이 된 것은 아니지만 슬프다. 이별(離別)과 이직(移職). 이별은 슬프지만 이직은 시원섭섭하다. 오늘 6개월여를 함께 했던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 대표에게 사표를 내고 나오는데 울컥했다. 평소 애사심에 정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왜 일까... 속으로 우려감이 있..

기자로서 글을 쓴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쓰고 싶은 이야기였는데 쓰지 못했다. 아니, 같은 기자로서 이런 글을 써도 되나하는 고민에 쓰는 결정을 못한 것이 맞겠다. 쓰고 있는 지금도 그 생각은 같다. 그럼에도 쓸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결국 쓴다. 21세기 디지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인터넷 문화가 급속 발전하고 있다. 가히 전방위적이다. 이런 영향으로 미디어 분야도 놀라운 변화를 맞게 됐다. 신문·방송 외에 '인터넷 언론'이 자리잡으면서 관련 매체 수가 대거 증가하고 있다. 기자 수 역시 기하급수적이다. 당시에는 신문·방송 기자가 되려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했다. 입사시험이 사법·행정고시 등 국가고시에 준할 정도로 어려워서 언론고시로 불릴 정도였다. 재수는 필수처럼 됐고 삼수 이상도 부끄러운 일은 아니었다. 필자도 여러 매체 고배 후..

진실, 쉽고도 어려운…

세상을 살면서 자신은 무관함에도 여러 정황으로 인해 오해를 받거나 누명을 썼을 경우 이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 자신의 무관함을 입증할 자료 등의 증거가 있으면 쉽게 처리되겠지만 그마저 없다면 꼼짝없이 몰릴 수밖에 없다. 법을 통해 대응할 수도 있겠지만 기간과 노력에 비해 반드시 결백이 입증된다고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여러 수단과 방법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다 끝내 사실을 밝히지 못하게 되면 억울함에 차라리 죽음으로 자신의 진실을 주장하기도 한다. 마더 테레사 수녀가 상찬(賞讚)한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가 저술한 ‘진실 대 거짓’을 보면 진실이 없는 것을 거짓으로 강조한다. 철학적으로 보면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찾고, 일반의 이익은 염두에 두지 않으려는 태도인 에고(라틴어·e..

내 눈은 어떨까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방역대책으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마스크로 인해 얼굴이 아닌 눈만 보게 된다. 흔히 사람들은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기분이 좋으면 눈이 웃고 슬프면 눈물을 흘리고, 기분에 따라 눈을 찌푸리기도 하고, 흘기기도 하는 등 마음이 표현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있다. 스웨덴 오레브로대학의 마트 라르손 박사는 과학전문지 생물심리학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눈의 홍채에 있는 구멍(음와)과 선(수축구)을 분석하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라르손 박사는 “홍채의 음와와 수축구들은 동공이 확대될 때 형성된다”면서 연구대상자 428명의 홍채를 근접촬영한 사진을 분석하고 각각의 성격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

자아(自我)의 실체와 무아(無我)의 존재

얼마 전 한강 다리를 지나던 한 운전자는 다리 난간 위로 올라가려는 한 여성을 보고 급히 차를 세웠다. 그를 잡고 설득해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시도를 막은 모습이 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한 편으로는 ‘자신에게 처한 상황이 얼마나 힘이 들었기에 저런 선택을 했을까’ 하는 공감도 들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나에게 주어진 생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것은 결코 옳은 선택이 아니다. 무엇보다 나는 나를 믿어야 한다. 나에 대한 믿음이 없어지면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스 철학자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말이다. 나 자신의 입장에서 ‘나는 나를 알고 있을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종교적 측면에서 보면 불교의 근본 교리 중 하나로 ‘만물에는 고정불변하는 실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