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펜을 들었다. 절필(絕筆)이 아닌, 절필처럼 될 수밖에 없는 가감부득(加減不得)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연유로 글쓰기를 지속하지 못한 불찰이 내게 있었음은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개인적인 잘못이며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실수라고 할 수 있다. 굳이 변론한다면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고 강변(強辯)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일에 있어 실수했을 경우 위로를 통해 ‘이후에는 더욱 잘할 것을 기대한다’는 격려로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중국에서의 본래 성어는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로서, 병가는 병사(군인) 가문의 축약이며 상사는 늘이라는 뜻의 상시와 일 사(事)가 합쳐져 늘 있는 일을 말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뜻은 ‘싸우는 사람에게 한번 이기거나 지는 것이 늘 있는 일’로, 전쟁에서 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