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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족·행복

책상 위의 세상 28

병가지상사와 사가지

오랜만에 펜을 들었다. 절필(絕筆)이 아닌, 절필처럼 될 수밖에 없는 가감부득(加減不得)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연유로 글쓰기를 지속하지 못한 불찰이 내게 있었음은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개인적인 잘못이며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실수라고 할 수 있다. 굳이 변론한다면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고 강변(強辯)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일에 있어 실수했을 경우 위로를 통해 ‘이후에는 더욱 잘할 것을 기대한다’는 격려로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중국에서의 본래 성어는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로서, 병가는 병사(군인) 가문의 축약이며 상사는 늘이라는 뜻의 상시와 일 사(事)가 합쳐져 늘 있는 일을 말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뜻은 ‘싸우는 사람에게 한번 이기거나 지는 것이 늘 있는 일’로, 전쟁에서 이기..

종교와 법치주의

전광훈 목사가 보석 조건 위반으로 다시 수감됐다.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는 이전 코로나19 지역 확산 당시의 신천지를 능가하는 재확산의 본거지로 지목받아 왔다. 그런데도 그들은 총리와 복지부장관을 고발하기까지 했다. 음모나 허위사실이라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은 전광훈 목사를 만나 코로나19 감염 사태 등 그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에 대해 전 목사는 “나는 정치가도 아니오, 사회 운동가도 아니오, 한국 교회를 이끌고 있는 선지자 중의 한 사람으로 순교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순교는 성스러운 것이다.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고 아무렇게나 할 수도 없는 것이다. 기독교 측면에서 보면 목사는 곧 목자(牧者)와 같다. 목마른 어린 양을 물가로 인도하..

코로나19와 유비무환

코로나19가 2019년말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세계적으로 전파되면서 국내에서도 올해 1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했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전파 속도가 누그러들면서 거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 그런데 대구에서 신천지 신도들 가운데 확진자가 다수 나오면서 이로 인해 전파 속도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전국이 비상 상황으로 빠져 들었다. 그런데 필자는 이런 시점에 대구를 방문했다. 비록 14일 하루 다녀오는 출장이었지만 서울에서 KTX로 동대구역에 내린 다음 택시를 타고 중간에 직원을 만나 목적지인 경북 경산시 와촌면으로 이동했다. KTX나 동대구역에서 접촉한 사람이 없어서 감염 등에 대해 신경 쓸 일이 없었다. 현장 견학차 들른 공장 내부의 직원들이나 그 누구도 직접 접촉한 일도 없다. 출장을 마치고 서울..

걷기 운동으로 건강을 지킨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많이 한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으로 인해 대단한 운동은 하지 못해도 가급적 걷기 운동만이라도 하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 걷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 아니 거의 모두 땅을 내려다 보며 걷는다. 건강을 위해 걷다가 되레 건강을 해칠까 우려되는 모습이다. 걷는 것도 자세가 중요하다. 파워 워킹, 가슴을 펴고 앞을 보며 당당히 걸어야 한다. 몸이 비뚤어 지면 마음도 비뚤어 진다는 말이 있다. 우울증이 많은 시대라는 것도 육체적으로 자세가 안 좋아서, 정신적으로 고민이 많아서 생기는 현대병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건강한 몸과 마음이 더욱 중요해 진다. 요즘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산다. 컴퓨터·휴대폰 등 손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서 편리한 세상이라지만 고개를 숙이고 걸음으로써 건강..

자연인으로의 로망

자연 속에 사는 사람을 칭하는 소위 '자연인'의 생활을 다룬 TV 프로그램이 있다. 정규 지상파 방송이 아닌 케이블 유선방송에서 방영하는 자연다큐멘터리·리얼휴먼스토리로 매주 1회 방송되고 있다. 그런데 문명의 이기를 거부한채 자연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삶이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자연과 함께 자유를 즐기며 사는 생활로, 남자의 로망(Roman·낭만)으로 불리며 현재 361회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2년 8월 22일에 제1회를 방영했으니 올해로 만 7년째다. 시간적으로 장수 프로그램으로 분류되지만 아무리 인기 프로그램이라도 오래될수록 식상해져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이 프로그램은 오히려 횟수를 거듭할수록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는 방송..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캉스’

‘공캉스’를 아시나요. 호텔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호캉스가 유행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공항에서 바캉스를 즐간다’는 공캉스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들은 지하철 무임승차가 가능하다. 노인들은 소일꺼리를 찾아 근처 공원 등을 찾지만 폭염 등 무더위에는 야외가 뜨겁고 더워서 그냥 있기에는 더 힘들다. 이에 지하철을 타고 시원한 장소를 찾아 다닌다. 예전에는 은행·백화점·관공서 등 에어컨을 가동하는 곳에서 시원하게 휴식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그곳에서 고객 불편 등으로 꺼려해서 오래 있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요즘에 시쳇말로 ‘노인들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 김포·인천 등 공항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여름 더위가 극에 달할 땐 바깥기온이 35도를 웃도는데 ..

신록(新綠)과 만추(晩秋) 예찬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도 그 혜택을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 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아름답게 내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에 녹엽이 싹트는 이때일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교과서에 나왔던 이양하 선생의 수필 ‘신록예찬’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에 대해 절대적인 동감을 나타내는 이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계절의 낭만은 가을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봄은 투명한 초록의 계절이고 만물이 소생하는 생명의 계절이다. 그렇다면 가을은? 우리는 가을을 이야기할 때 당연지사처럼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를 손꼽아 말한다. ..

기본이 없는 어리석음

“싸가지 없는 사람” 욕이 아니다. 질서를 지키지 않거나 개념 없이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 흔히 ‘기본이 안 돼 있다’는 지적을 한다. ‘기본이 없다’는 것은 ‘예의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개념이 없는 것은 생각이 없는 것을 일컫는다. 최근 ‘묻지마 폭력’이나 자녀를 학대하는 뉴스를 보면서 아무 생각(개념)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우려가 더해진다. 거리에서 쳐다본다는 이유로, 그냥 부딪쳤다는 이유만으로 폭력부터 행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불안하기만 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도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계속 기각되면서 ‘어이가 없다’는 식의 항의성 글이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물론 경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법리적으로 적법절차와 방식을 따르지 않아 기각된..

순간의 선택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 한 때 유행어처럼 인기를 모았던 한 가전제품 업체의 카피문구다. 그렇게 오래쓸 만큼 제품에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는 차치하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순간의 선택’을 해야할 순간에 접할 때가 너무 많다. 어떤 일이든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서 고심을 한다. 쉽지 않다. 결정대로 일장일단이 있기에 ‘탁월한 선택’을 하기 위해 심사숙고를 거듭한다. 혼자서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클 때가 있다. 그래서 친구 등 지인에게 묻고 조언을 듣는다. 하지만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그들의 조언대로 했을 경우 그들은 그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바라는 대로 되면 ‘탁월한 선택’이 되고 바라는 대로 되지 않은 경우는 ‘순간의 선택’을 잘 못한 것으로 자기 책임이 된다. 이처럼 우..

OPAL 세대와 ‘편리미엄’

2020년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소비를 주도하는 트렌드를 이끌 주요 세대로 ‘오팔 세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오팔 세대’는 58 세대·OPAL(Old People with Active Life) 세대로 대표적인 베이비부머 세대인 ‘1958년생’을 아우르는 말로서, 활기차게 노년을 살아가는 5060 신노년층을 의미한다. 즉, 이전의 50~60대처럼 그냥 늙어가며 힘없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시대에 컴퓨터를 다루며,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능력을 키우며 살아간다. 이들은 오랜 기간 ‘매여 있던’ 직장에서 정년 등으로 나와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하고, 활발한 여가 생활을 즐기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형성한다. 젊은이들의 취향과 브랜드를 비교하며,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구축하면서 업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