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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러 생활에 들어서다

최고야님 2025. 10. 19. 08:11

2020년대 디지털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다양한 직업군이 새로 생성됐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 부득이 집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던 재택근무나 주5일 근무가 일반화됐다. 

이와 함께 2개 이상의 업무를 진행하는 N잡러의 시대도 열렸다.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N잡러'란 두 개 이상의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의미하는 단어 '잡(Job)', 사람에게 붙는 접미사 '~러 (-er)'가 합쳐진 신조어다. 

새벽부터 분주한 택배 업무. (사진=본인)

 

 

실제로 본업 외 경제 활동을 하는 N잡러가 늘고 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29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취업자는 전년 동분기 대비 22.4% 늘어난 55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100세 인생이라고는 하지만 나의 평생을 보장해주는 직장은 없다. 업무량 대비 급여량이 적거나 정년이 보장되지 않고, 보장이 된다 한들 평균 정년 연령이 53.8세이기에 퇴직 이후의 삶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에 많은 이들이 현재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덜고 보다 윤택한 삶을 누리기 위해 본업을 유지하되 본인을 브랜딩 하여 수익화할 수 있는 N잡을 선택한다.

정년을 넘긴 한 기자가 있다. 평생을 종합일간지 신문기자로 살아오면서 일반인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아왔다. 이에 비례해 건강 관리는 소홀히 한 편이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약을 장기 복용하면서도 운동은 걷기에 그칠 뿐이었다.

 

나이가 적지 않은 60대기에 별도로 할 잡(job)도 많지 않다. 종합통신사 지역 본부장을 맡아 평생 해온 기자 업무를 지속할 뿐이다. 하지만 지역 기자 업무이기에 거래처도 많지 않아 예전의 신문기자 시절보다 수입이 턱도 없이 적었다.

그러던 차에 택배 화물 상하차 알바 자리가 연결됐다. 예전에도 부업 겸 운동 겸 했던 일이기에 부담없이 흔쾌히 나갔다. 새벽부터 나가야 하는 일이기에 일찍 기상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평소 아침형 인간처럼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해온 터라 그닥 부담되지는 않았다. 

11톤 화물차에 가득 실린 택배물을 내리는 업무가 하차작업이다. (사진=본인)

 

 

그렇게 시작한 N잡러 생활이 어느덧 두달 가까이 돼간다. 오전에만 하는 업무라 수입은 많지 않다. 처음엔 100만 원 벌이는 돼겠지 하는 생각였는데 막상 한달 급여를 받아보니 택도 없이 모자랄 정도로 적었다. 

하지만 수입만을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기에 그닥 실망되지는 않았다. 운동 겸 시작한 일이기에 무거운 박스를 들어 나를 때도 힘들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힘을 냈다. 

그렇게 한달 여가 지나고 나니 나도 모르게 몸의 변화가 생긴 것을 알게 됐다. 따로 몸무게를 재거나 몸의 상태를 확인한 것은 아니었는데 지인을 만나보니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오랫만에 만나는 자리라서 반갑게 악수를 했는데-그닥 힘을 주지도 않았는데-그가 깜짝 놀라면서 "아니 어디 노가다 십장일이라도 합니까"하면서 놀라는 것이었다.

사실 매일 박스 수백개를 들어 나르는 일을 하니 시나브로 팔의 근육이 강화되고 그렇게 팔 힘이 강해진 것이다. 

그래서 역시 운동 겸으로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나이 들수록 몸의 근육이 약해지는 것이 일반적인지라 60대에 운동겸 업무를 선택한 N잡러로 근육이 강화되는 것은 부수적인 효과일 것이다.

N잡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본업과 겸할 수도 있어 더욱 효과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 다수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청년층을 비롯한 경제 활동인구의 비자발적 부업을 이끈 셈"이라면서 "N잡러와 관련해 플랫폼 증가뿐만 아니라 취업 증가세를 이끌었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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