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먹는 시원·쫄깃한 맛… 경기 누들로드여행
가평 잣국수·옥천냉면·천서리 막국수·초계국수 등
지역마다 독특한 국수 맛과 멋… 가까이서 즐기기
무더운 여름날, 시원하고 쫄깃한 냉국수가 생각난다. 살얼음 동동 띄워 차갑지만 깊은 육수의 맛에 새콤달콤한 양념장을 더해 먹는 맛은 여름날의 별미다.
경기도에는 국수 하나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유명 국숫집들이 여럿 있다. 멀리 가지 않고 가까이서 즐기는 국수의 맛, 국수 마니아에게 경기도 누들로드 여행을 추천한다. / 편집자 주
▲100% 잣국물, 고소함의 극치! 잣의 고장 가평서 맛보는 별미… ‘잣국수’
국내 최대 잣 생산지로 알려진 가평은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잣국수가 유명하다. 더위를 한 번에 날려 버릴 수 있는 시원한 국물의 잣국수는 여름철 보양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곁들여 나오는 김치와 깍두기는 잣국수의 맛을 더해 잣국수는 국수임에도 여름철 한 끼 식사로 제격이다.
잣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만든 반죽으로 면을 만드는데 쫄깃한 면발의 비밀은 잣가루와 밀가루의 황금비율에 달려있다. 다른 첨가물 없이 반죽한 면과 100% 잣으로 만든 국물 덕에 향긋한 잣 향과 고소함이 입안에 오래도록 머문다.
가평 명지쉼터가든 김덕수 사장은 30여 년 전에 처음으로 잣국수를 개발했다. 특허받은 잣국수는 가평의 대표 향토 음식으로 꼽힌다. 잣의 생산과 유통이 가평 내에서 빠르게 이뤄지다 보니 질 좋은 잣을 수급할 수 있는 환경 덕분에 잣국수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한다.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빈혈 예방에 좋은 잣.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지금, 경기도 가평에서 시원한 잣국수 한 그릇으로 건강은 챙기고, 더위는 날려보는 건 어떨까.
▶▶경기도 가평군 북면 가화로 777 ‘명지쉼터가든’ 031-582-9462
▲황해도식 면발로 1952년 황해식당으로 시작… ‘옥천냉면’
1952년 황해식당으로 시작한 ‘옥천냉면’은 살얼음 동동 띄운 국물에 찰랑거리는 면발의 느낌이 좋아 지역 주민은 물론 양평을 찾은 많은 관광객이 찾는 냉면집이다. 6.25 전쟁 때 피란 온 故 김순덕 씨가 황해도식 냉면과 완자·편육 세 가지 메뉴로 장사를 시작했고 지금은 지명에 따라 ‘옥천냉면’으로 불리며 4대째 운영 중이다.
냉면의 면발은 메밀과 고구마 전분을 섞어 반죽해 굵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며, 돼지고기만을 사용해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는 잡내가 없어 깔끔함이 일품이다. 특히 육수의 간은 5년 이상 묵혀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직접 메주로 만든 집간장을 사용해 깊은 맛이 난다.
간단한 반찬으로 내어주는 무김치는 천일염으로 2년 동안 숙성시킨 무로 만들어 그 맛이 깊다. 구수하면서도 재료의 식감이 살아 있어 냉면과 최고의 궁합을 이룬다. 시원하고 쫄깃한 면발과 아삭아삭한 무김치는 맛은 물론 먹는 재미까지 느껴진다.
완자와 편육은 ‘옥천냉면’의 또 다른 별미. 고소한 맛을 원한다면 돼지고기 다짐육 사용한 두툼한 완자를, 담백한 맛을 원한다면 삼겹살을 사용해 부드럽고 기름기를 뺀 편육을 추천한다. 처음 전통의 맛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변함없는 재료와 함량을 고수하는 ‘옥천냉면’은 단골에게는 추억을, 새 손님에게는 특별한 맛을 전해주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고읍로 140 ‘옥천냉면’ 031-772-9693
▲매콤달콤, 평안도 실향민에 의해 장사 시작… ‘천서리 막국수’
남한강 옆 여주 천서리의 막국수촌은 1987년 평안북도 강계 출신의 실향민이 이곳에 터를 잡고 막국수 집을 열면서 형성됐다. 물 막국수보다 비빔 막국수가 훨씬 인기 많고 유명한데, 가게마다 양념장 비법에 따라 달콤하면서도 칼칼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테이블에 앉아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면 육수가 담긴 주전자를 가져다주는데, 약간의 후추를 넣고 뜨거운 육수를 불어 마시면 진한 국물의 맛이 식전 몸속을 깨운다.
천서리 비빔 막국수는 국수 밑에 양념장이 숨겨져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삶은 달걀· 배·오이·김가루·들깨 등 다채로운 고명과 국수를 양념장에 골고루 비비면 먹을 준비 완료. 가늘게 뽑은 면은 탄력이 좋아 취향에 맞게 한두 번 자른 후 먹는 편이 좋다. 매콤한 양념의 맛은 상큼하고 시원한 백김치가 중화해주어 먹다 보면 금세 한 그릇이 비워진다.
아쉽지 않게 고기가 들어간 메밀만두나 잡내 없이 깔끔한 수육 스타일의 편육을 곁들이면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천서리 막국수뿐만 아니라 강계봉진막국수·홍원막국수 등 10여 곳의 막국수 가게가 2~3대에 걸쳐 운영하고 있으니 입맛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도 좋다.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여양로 1974 ‘천서리 막국수’(본점) 031-883-9799
▲살얼음 동동, 뼛속까지 시린 새콤한 육수의 맛… ‘미사리 초계국수’
초계국수는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의 전통음식인 초계탕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조선시대 연회에서 접할 수 있었던 보양식이다.
초계의 '초'는 식초를 뜻하고 '계'는 겨자의 평안도 방언으로, 말 그대로 식초와 겨자를 넣어 차게 식힌 육수에 국수를 말아 먹는 음식을 말하고 닭고기를 잘게 찢어 고명으로 얹어 먹으면 고급의 단백질 섭취도 되어 한여름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여름 보양식답게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와 한껏 탱글탱글해진 면발 위 푸짐하게 올라간 아삭한 백김치와 오이절임·닭고기가 함께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데 그릇을 들고 육수를 한 모금 들이키면 소고기로 맛을 낸 차가운 육수의 구수함과 초계의 새콤함이 한여름 무더위를 잠시 잊는 데 도움을 준다.
국수의 고명으로 올라간 닭고기는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고 오이와 백김치는 식감이 좋아 씹는 소리로 한 번 더 오감을 즐겁게 하며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시원한 육수는 면발에 스며들어 감칠맛을 돋군다. 초계국수의 맛은 양념 된 국수와 달리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들도 즐기기 좋고, 비빔국수를 좋아한다면 매콤·새콤·달콤한 비빔 초계국수도 추천한다.
한여름 서울 근교 나들이 코스 중 하나로 주말이면 초계국수를 맛보러 찾아오는 손님들로 활기가 넘친다. 무더운 날씨에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고 싶을 때 단백질이 풍부한 초계국수로 무더위를 날려보는 것도 좋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대로 608 ‘미사리밀빛초계국수’ 031-795-0330
글·사진 경기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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