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수필을 시작하며

최고야님 2023. 11. 29. 21:45

출처 : 네이버

 

수필(essay, 隨筆)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견문이나 체험, 의견이나 감상을 적은 산문 형식의 글, 형식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개인적인 서정이나 사색과 성찰을 산문으로 표현한 문학양식 등의 정의가 있다. 
일반적으로 붓 가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적은 견문이나 체험, 의견이나 느낌을 적은 글이라고 보면 된다.

생각과 마음에 품고 있는 이야기를 가볍지만 가볍지 않게 글로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붓 가는대로 쓰는 수필이라고 해도 몇가지 유의사항을 지키면 훨씬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출처 : pexels

 

다음은 고등학교 사서교사인 해피트리님이 제시한 수필 쓸 때의 유의사항이다. 

먼저 사실에 정서(감정과 기분)를 입힌다.
사실만 있는 글은 재미가 없다. 사실과 함께 감정과 기분을 솔직하게 표현한 글이 독자가 상황을 이해하기 쉽고 보다 재미있게 읽힌다.

둘째, 솔직하고 단순하게 쓴다.
미사여구가 지나치게 많거나 문장이 너무 긴 글은 읽기 싫어진다. 그래서 문장은 최대한 짧게, 마음은 솔직하게 써야 한다. 수필은 특정한 사건이 없이 침대에 눕거나 책상에 앉아 생각한 것만으로도 쓸 수 있다. 수필은 거창하고 어려운 글이 아니라 일상과 맞닿아 있는 어렵지 않은 글이다.

셋째, 개성과 스토리를 분명하게 담는다.
나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소재를 통해 생각을 나타낸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느끼고 똑같이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보다는 나만의 개성이 드러날 수 있는 소재를 골라 스토리로 풀어 나가는 것이 훨씬 좋다.

넷째, 상황이나 감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재미있었다' 식으로 끝나는 글은 정작 재미가 없다. 구체적이고 세심하게 상황이나 감정을 묘사한 글이 재미있다. 

 

 

참고삼아 기분좋고 편하게 읽을만한 수필집으로 에쿠니 가오리의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를 권한다.

 

이 책은 작가가 신문과 잡지를 통해 발표한 작품들 중 ‘읽기’와 ‘쓰기’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한 에세이와 짧은 소설들이 모여 탄생한 에세이집이다.

‘쓰는 사람’으로서의 경험이 담긴 첫 번째 챕터 〈쓰기〉와 ‘읽는 사람’으로서의 경험이 담긴 두 번째 챕터 〈읽기〉, 그리고 세상을 관찰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일상이 돋보이는 세 번째 챕터 〈그 주변〉으로 구성돼 있다. 

작가가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세상을 느끼고 문학을 대면하는지를 선명하게 담아냈다. 때로는 인간적이고 솔직한 말투로, 때로는 베일에 싸인 듯 비밀스러운 목소리로, 읽고 쓰는 일들이 불러일으킨 그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쉼표를 제공한다. 

문장의 표현력이 뛰어나다. 책 속의 수필을 읽으면서 독자의 부족한 글쓰기 역량을 올려주기에 충분하다.

 

 

에쿠니 가오리의 또 다른 수필집으로 자신의 결혼생활 이야기를 담은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도 훌륭하다.

이 책은 소소한 일상이 고스란히 담긴, 투명하고 다정한 느낌의 사랑 에세이집으로 단편 16편이 실려 있다. 특유의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이 돋보인다. 담담하면서도 솔직한 이야기로 많은 공감을 샀다. 다만 여성 주부의 입장에서 쓴 시점이 남성 독자와 언밸런스되는 점은 아쉬울 수 있다.

작가 에쿠니 가오리는 1964년 도쿄 출신으로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다.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하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