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날의 기적같은 날씨
딱 2년. 이삿날을 앞두고 장마가 시작됐다.
비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보통 장마가 아니라
이른바 '극한 호우'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그래서 걱정이 됐다. '이런 비가 계속 온다면 어찌 이사를ㅠ'
그런데 막상 이삿날이 되니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날씨가 잔뜩 흐리고 먹구름이 가득 했지만 장맛비가 내리지 않았다.
정말 신기하게도 비가 그쳤다.(고 할만큼 이슬비가 내렸다)
이 정도면 이사에 아무 지장이 없다. 아니 뙤약볕보다 선선하니 되레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순조롭게 이사가 진행됐다.
살던 집을 떠나 살아갈 집으로 갔다.
이삿날은 짜장면이라고 했던가.
오랫만에 맛있게 먹고 센터 사람들이 짐을 옮길동안 동네 한바퀴 돌고
차에서 반려견(몰티즈ㆍ쿠키)과 핸폰이나 만지작 거리며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자 사다리차와 이삿짐 차가 철수 준비하면서 내부에서 짐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직접 보지 않고는 절대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비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흩날리는 이슬비가 내렸는데
이삿짐 차량이 출발하고 바로, 길어야 2~3분만에 장대비가 쏟아진 것이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차가 출발하자마자 억수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선한 사람들이라고 공식적으로 상을 받거나 그런 일은 없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지탄받거나 욕을 먹을 정도로 나쁜 짓을 하면서 살지는 않았기에
내심 이삿날 폭우는 아니겠지란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진짜, 정말로 이사하는 시간 동안은 장마철 세찬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사가 마무리된 시점에 비가 억수로 내리다니...
당연히 우연의 일치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삿짐을 내리고 올리고 하는 종일 굵은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그래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편안한 시간이 된 것은 너무 감사하다.
출발이 좋으면 끝이 좋다고 한다. 이삿날 날씨가 출발을 좋게 해준 것처럼 이곳으로 와서 계획했던 일들이 순조롭게 잘 풀려나갈 것으로 본다. 하늘에 다시한번 감사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