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흑백사진

최고야님 2023. 7. 9. 17:35
흔한 사진에서 이젠 작품처럼 느껴지는 흑백사진. 출처=pexels

 
세상은 변한다. 오늘의 기억이 내일의 추억이 된다. 
그래서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말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경제 발전에 따라 문화도 변한다. 대표적인 것이 흑백과 컬러다. 

기자의 어린 시절엔 컬러문화가 없었다. 책과 공책, 라디오와 TV 등 대부분이 흑백으로 구성돼 있었다. 컬러로 느껴지는 것은 일반 옷과 침구류 등 몇가지에 지나지 않았다. 교복도 흑백이었을 정도다.

이처럼 단순화 된 문화에서 창의력이 얼마나 나올 수 있을까. 교육 역시 주입식이 전부였던 시절이 당연스럽다.
초·중·고를 그렇게 밋밋한 흑백으로 보내고 대학교 시절에 컬러를 본격적으로 접하게 됐다. 대한민국 최초의 컬러TV가 그때서야 도입됐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후진적이다.

인터넷의 힘을 빌려 시간을 되돌아보니 대한민국이 TV 방송을 처음 시작한 때가 1956년 5월12일이다. 한국전쟁이 휴전한지 3년여 정도라 기술력이 높지 않았다. 그래서 TV 방송이라고 해도 최초의 TV 방송국인 HLKZ-TV가 보도·교양·오락 등의 프로그램을 하루에 2시간씩, 격일로 방송하는 수준에 그쳤다. 당연 흑백방송이었다.

방송은 흑백였지만 TV 생산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아남전자가 일본 마쓰시타전기와 합작해 ‘한국내쇼날’ 상표로 1974년에 컬러TV를 생산했다. 뒤이어 금성사(지금의 LG전자)와 삼성전자도 1977년에 컬러TV를 생산했다. 전량 수출물량으로 나갔다.

이렇게 1970년대 중반에 컬러TV를 생산하면서도 컬러방송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컬러TV 보급을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박 대통령이 시해당한 10.26사태가 일어나고 10개월쯤 지난 1980년 8월에 컬러TV가 수출이 아닌 내수 시장에 처음 선을 보이게 됐다. 컬러TV가 국내에 판매된지 4개월 후 컬러방송이 시작됐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AI 시스템으로 대화를 나누는 단계까지 올라와 있다. 컬러에서 3D로 불리는 입체 시스템과 화상으로 연결되는 최첨단 기술력이 일상화되고 있다.

흑백 시대에 컬러를 보면 신기하고 놀라웠다. 그런 것처럼 지금은 어쩌다 보이는 흑백사진에 반가움과 함께 고마움마저 느끼게 된다. 그래서 옛 것이 소중하다는 말이 나름 설득력 있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