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한옥의 재발견- ③] 마을 감싼 북한산 8경…미래 가치 높이다

최고야님 2023. 5. 9. 10:06

▲북한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느낌을 주는 은평한옥마을 전경.

아파트 분양이 아닌 한옥 전용 단지로 공급된 ‘은평한옥마을’이 북한산 자락에 위치해 천혜의 자연환경에 힐링주택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옥이 새롭게 재조명 되고 있다.

‘은평한옥마을’은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3-2지구 단독주택 부지 내에 6만 5500㎡ 규모 156필지를 서울시 SH공사에서 한옥마을 용지로 공급한 수도권 최대 한옥단지다.

이곳에 조성되고 있는 한옥은 전통적인 스타일에 현대적인 설계와 최신 자재를 사용해 편리함을 주며, 탁 트인 전망은 힐링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가 3.3㎡당 700만 원대에 건축비가 평균 1000만원 정도 추가돼 전체 가격이 수억 원대로 가격 부담이 적지 않다. 실제로 대지 165㎡에 전용 84㎡ 크기의 한옥을 지으려면 7억 원 이상이 소요된다.

그런데 최근 1억 원 가량으로 실내 면적 73㎡ 정도의 농촌 한옥을 지을 수 있는 ‘一자형 농촌 한옥주택’이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우리 농촌에 어울리는 한국식 주택을 지을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전통미 살린 농촌 한옥주택' 모델을 소개했다.

 

▲농촌한옥 투시도. (사진=농진청 제공)

이 주택은 팔작지붕 형태로서, 기둥과 보는 굵은 목재를 사용하는 중목구조이며 나머지는 경량목구조로 이뤄졌다. 전체 규모는 지상 1층으로 전체 건축면적은 72.83㎡이고 거실 13.76㎡·안방 16.57㎡·주방 9.90㎡다.

팔작지붕은 한식(韓式) 가옥의 지붕 구조로서, 지붕면의 정면은 사다리꼴과 직사각형을 합친 모양이며 옆면은 사다리꼴에 삼각형을 올려놓은 형태다.

이 주택은 주방과 거실을 연결해 공간을 확보하고 주방 옆에 다용도실을 둬 활용성을 확장했다. 또한 벽 사이에 단열재를 채우는 충진 단열 방식을 적용해 한옥 주택의 단점인 열손실을 최소화했다.

기초는 철근 콘크리트를 이용해 세운 후 외벽 재료로 스터코를 이용해 전통 회벽 느낌을 재현했다. 그리고 지붕 재료로는 강판을 적용해 내구성을 최대화했다.

국립농업과학원 임창수 농업연구사는 “전통미를 살린 一자형 농촌 한옥주택 모델은 기본형으로서, 핵가족이나 노년 부부에게 어울린다”며 “앞으로 일상적인 주거 공간에서 전통미가 담긴 한옥주택을 더욱 많이 공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통 혼잡에 콘크리트 빌딩·아파트에 답답함을 주는 혼탁한 서울에서 아침마다 상쾌함을 전해주는 은평 한옥마을은 단지 주변으로 북한산 8경(景)이 있어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입구에서 바라본 은평한옥마을 전경

북한산 8경은 마을 단지 안에 위치해 있는 숙종심씨 기념비와 천년 고찰 진관사와 심천사 그리고 단지 뒷편의 북한산 청정계곡과 태극기비 및 단지내 궁원에 있는 한옥마을 보호수 느티나무와 맹꽁이 서식지 그리고 마을 골목들이 은평 한옥마을의 가치를 더욱 높여 주고 있다.

먼저 제1경인 숙종심씨 기념비는 서울기념물 25호로서, 빼어난 조각미로 임진왜란 당시 왜병들에게 강탈돼서 400년간 일본에 있던 중 2001년 후손들이 국내로 반환해 온 석비다. 비신(碑身) 전면에 '숙용심씨지묘(숙淑容沈氏之墓)라고 기록돼 있어 성종과의 사이에서 이성군과 영산군·경순옹주와 숙혜옹주를 낳은 후궁 숙용심씨의 묘에 세워져 있던 묘표로 추정되고 있다.

제2경 진관사는 거란의 침입을 막아내고 국력을 수호한 고려 제8대 현종이 1011년에 진관대사를 위해 창건했으며, 60.25 당시 폭격으로 폐허가 됐다가 복구된 고찰로서, 예로부터 서울 근교의 4대 명찰(名刹)로 손꼽힌 사찰이다. 세종대왕은 재위 24년(1442)에 이곳에 독서당을 지어 집현전 학자 신숙주·성삼문 등 6인을 거주하게 해 독서하게 했다. 이들이 한글을 연구했던 비밀연구소로 활용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제3경 삼천사는 문무왕 1년(661)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로서, 3000여명이 수도할 정도로 번창해 사찰 이름도 삼천사가 된 것으로 유래되고 있다. 임진왜란 때 승병들의 집결지로 활용됐으나 난리 중에 소실돼 훗날에 이 사찰의 암자가 있던 마애여래 길상터에 진영 화상이 중창했다.

또한 제4경은 북한산 계곡으로 우이·효자리·구기·평창·정릉·구천·안골·송추·우이령 등 수많은 계곡이 울창한 삼림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곳곳에 동령폭포를 비롯하여 구천·개연·송추·회룡·원각폭포가 계곡 사이로 시원스레 떨어지며 멋진 풍광을 이루고 있다.

제5경은 태극기비로서, 지난 2009년에 진관사의 칠성각 해체 보수 과정에서 내부 불단과 벽체 사이에서 태극기 등 유물 6종 21점이 발견됐다. 이것은 3.1운동을 기점으로 진관사 스님들이 독립운동에 가담했던 당시 자료로 추정됐는데, 이 때 발견된 태극기는 독립운동의 중요한 사료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등록문화제 458호로 등재됐다.

그리고 제6경은 한옥마을 공원 안에 있는 느티나무 2그루로 1981년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됐다. 각각 높이 13~16m에 둘레 2.9~3.1m에 이르는 수령 120~220년의 귀한 나무들이다. 아름드리 줄기와 시원하게 뻗은 나뭇가지에 울창한 잎들은 오랜 기간 마을을 지켜온 세월을 느끼게 한다.

제7경은 맹꽁이 등 양서파충류 집단서식지다. 이곳은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호·관리를 받고 있다. 생태네트워크 보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높일 수 있는 자연체험교육의 장으로 육성되고 있다.

마지막 제8경은 한옥마을 골목이다. 천년전부터 명성을 누린 한반도 최고 명당에 위치한 은평한옥마을은 북한산 등 수려한 자연환경과 함께 교통과 주거환경에서 뛰어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건강웰빙 한옥 단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은평한옥마을의 골목에서 전해지는 따스한 사람들의 정경은 은평 한옥마을의 진정한 8경으로 가치를 더한다. / 기사 출처 : 아시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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