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의 세상

코로나19와 유비무환

최고야님 2023. 5. 8. 10:53

코로나19가 2019년말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세계적으로 전파되면서 국내에서도 올해 1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했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전파 속도가 누그러들면서 거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 그런데 대구에서 신천지 신도들 가운데 확진자가 다수 나오면서 이로 인해 전파 속도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전국이 비상 상황으로 빠져 들었다.

그런데 필자는 이런 시점에 대구를 방문했다. 비록 14일 하루 다녀오는 출장이었지만 서울에서 KTX로 동대구역에 내린 다음 택시를 타고 중간에 직원을 만나 목적지인 경북 경산시 와촌면으로 이동했다.

KTX나 동대구역에서 접촉한 사람이 없어서 감염 등에 대해 신경 쓸 일이 없었다. 현장 견학차 들른 공장 내부의 직원들이나 그 누구도 직접 접촉한 일도 없다.

출장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생활하던 중 신천지로 인한 대구에서의 확진자 급증 뉴스를 보면서 유비무환의 교훈이 떠올랐다.

물론, 미리 대비하고 예방하면 안전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불감증처럼 코앞에 닥치고 발등에 떨어져야만 서두르는 악습이 그대로인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방문 후 다시 귀경길에 나섰을 때는 퇴근시간이라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도로 정체로 인해 지하철을 이용해 동대구역으로 이동했다.

출장으로 많은 시간을 대구에서 보냈는데 당시 서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등이 일반화 된 시점이었다. 대구는 그 때만해도 심각한 상황은 아니어서 그런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거나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모습보다는 평상시처럼 생활하는 모습이었다.

필자는 서울에서의 습관처럼 KTX를 출발할 때부터 도착 및 택시 이용과 현장 방문 등 모든 시간에 마스크를 쓰고 이동했다. 답답한 면도 있었지만 식사 때를 제외하고는 다른 생각 없이 쓰고 다녔다. 이후 신천지로 인한 코로나19 대구 확산 상황을 보면서 결과적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28일)로 잠복기라는 14일이 지난다. 대구 출장 이후로 코로나19는 물론 감기 등 어떠한 호흡기질환 증상 등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14일째 되는 28일로 날짜를 정해놓고 기다리다보니 왜 그리 시간이 더디게 가는지 답답했다. 

그런데 필자 자신이나 주위의 많은 접촉자(거래처 미팅 등)들의 건강도 우려되기에 더욱 오늘이 기다려졌다.

다행히 코로나19 시기에 대구 방문이라서 혹시나 하는 고비는 넘겼지만 전염병이나 기타 비상 상황에서는 무조건적으로 원칙을 따르는 것이 좋다. 유비무환으로 대처해야 안전을 지킬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말 그대로 ‘미리 준비가 돼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뜻이다. 

서경의 ‘열명편’에서 은나라 재상 부열이 자신을 총애한 임금 무정에게 한 말로서, 그는 “먼저 준비하면 기회가 보이게 되고, 준비가 되면 기회가 저절로 품에 안기게 된다”며 미리 대비하는 것이 기회를 얻게 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지금 코로나19 급속 확산으로 대구 상황이 매우 힘들다.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지만 음압병동 등 대처할 수 있는 여건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정부의 마스크 우선공급이나 타 지자체에서 대구에 의료진 지원 및 다른 지역 시민들의 따뜻한 후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늦은 감도 없지 않다.

유비무환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평상시에 사고나 우환(憂患)에 대비하는 인식 즉, 안전불감증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  / 입력 2020-02-28 12:01